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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Life

장마와 길 잃은 참새

올해의 장마는 어느때보다도 오랜 기간 흐린 날씨와 잦은 비로 인하여 세상이 축축하고 습도도 높았던 것 같습니다.

저번 주말에 집 계단 아래를 지나다가 물건을 쌓아둔 곳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심하게 들려서 물건들을 치우며 살펴보다가 좁은 틈에 고인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작은 참새 새끼 한 마리를 발견하였습니다.


참새를 손으로 잡으려고 하니 잡히지 않으려고 매우 날뛰어서 겨우 잡았지만, 워낙 작은데다가 물로 탈진 상태로 보였습니다.

당시 날씨가 구름 사이로 오랜만에 강한 햇살이 내리째는 상태여서 일단 물에 젖은 깃털을 말리기 위해 계단에 올려놓자 구석에서 저렇게 꿈쩍도 않고 있더군요.

잠시 고민을 하다가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의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에 전화를 해서 이 사실을 알려주자, 상태를 물어보며 친절하게 응답을 해셨지만 현재 출동 상태라서 당장은 올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참새를 발견했을 당시 집 주위에는 사진과 같이 참새를 비롯하여 많은 새들이 전기줄과 나무에 앉아 있었고, 유독 한 참새가 근처에서 심하게 울며 마치 자신의 새끼를 찾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한 두 시간 지날 때까지 꿈쩍을 않던 참새 새끼는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에 우산으로 덮어주려고 하니 계단에서 내려와 갑자기 몸을 숨기고 한참을 다시 찾아보니 계단 아래에서 비를 피하고 있더군요.

다행이다 싶었지만 연락없는 협회로 인해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다음날 계단 아래를 확인해보니 참새 새끼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후에는 보호협회에서 상황을 묻는 전화가 한 통 왔지만 이미 사라진 참새 상황만 전달하게 되었고, 지금은 어디에 있을지 모를 작은 참새의 생명이 유지되었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비록 참새와 같은 작은 생명이지만 다치거나 생명에 위협을 받는다면 114에 전화하여 관련 단쳬에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시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 철이 2011.07.18 2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씨까지 따듯하시군요 ^^
    명탐정이신줄만 알았는데..ㅋ; 참새가 무사하길 바랍니다~

  • 어렸을 때 살던 빌라에 참새 새끼들이 두 번이나 떨어진 적이 기억납니다.
    한 마리는 집 안에서 잠시 쉬다가 힘차게 날라 올라 떠났지만, 한마리는 끝내 죽더군요.
    야생이라 사람이 주는 밥도 안 먹고, 끙끙 대기만 하다가 힘들게 갔는데, 어린 나이에 얼마나 슬펐던지.. 메말라버린(?) 지금 감성을 생각해보면 그 때는 정말 순수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