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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Life

벌새의 귀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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鬼神



최근 TV에서 여름 특집으로 전설의 고향을 하고 있습니다. 먼 옛날 어렸을 적에 늦은 밤에 나오던 전설의 고향은 소심했던 저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엽기적인 공포물(특히 일본 영화)은 되도록이면 보지 않는 저에게 이불 속에서 혼자 무서워하며 귀신이 나오는 장면을 왜 그렇게 볼려고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신론자인 저는 십자가를 믿는 종교나 불상을 믿는 종교나 모두 인간이 만들어낸 하나의 믿음일 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귀신에 대한 어떤 존재에 대해서는 99.9% 신뢰하지 않으며 그것은 나약해진 심신이 만들어낸 창조물이며 일종의 정신병적인 현상으로 여깁니다.

서두가 길었는데, 지금부터 벌새가 실제 체험한 어느 봄날에 있었던 한 달간의 귀신체험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직접 체험한 이야기로 몇 년 전에 있었던 실화임을 밝힙니다.

당시 모 대학교 3학년(4학년?) 시절, 같은 과 동생이 새학기를 맞이하여 새롭게 학교 근처에 자취방을 구했습니다.
 
자취방은 현대식 원룸으로 3층으로 기억합니다. 그 친구가 구한 방은 건물의 1층 복도 맨 구석진 방이었습니다.

학기가 시작되고 과에서 제일 친한 동생이라 어느 날 방 구경을 하게 되었고, 자취방으로 걸어가면서 동생은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자신이 구한 방이 몇 년전 우리가 다니고 있던 대학교의 남학생이 기거하고 있었는데 어떤 문제로 인해 방에서 자살을 했던 방이라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그 방에 들어와 생활하려는 학생들이 없었다는 둥, 방이 상당히 이상하다는 둥 그런 말을 하였습니다.

실제 방에 들어가면 보통의 자취방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창문을 열면 4차선 도로가 있고, 그 방의 건너편에도 다른 방이 있었서 크게 어떤 위압감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방에 들어온 동생은 은근히 자살한 남학생에 대한 이야기에 신경이 쓰이는 눈치였습니다. 특히 방이 다른 곳에 비해 다소 음침한 느낌과 차가운 느낌이 그 친구의 신경을 건드리는 눈치였습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 무렵 어느 날 그 친구가 늦은 밤 자취방을 향하는 길에 오토바이와 가벼운 사고가 있을 뻔한 일이 있었고, 조금 더 지나고 친구가 밤에 자취방에서 자는데 느닷없이 멀쩡한 형광등이 떨어져 자신의 몸을 덮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친구는 불길한 일로 인해 자취방을 옮길까 하는 생각에 잡혀 있었고, 주말을 맞아 저는 그 친구의 자취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 날밤 저는 농담으로 이런 소리를 했습니다.

"귀신이 있으면 내가 귀신을 데려가겠다고..."

웃으면서 한 농담이 그 후 저에게는 한 달 동안 치명적인 일로 발전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룻밤을 보내고 정오쯤 집으로 돌아온 저는 4월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도 다소 늦은 시간까지 컴퓨터를 하는 경우가 많았던 저는 어느 날부터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이유는 겉으로 드러난 것은 불면증이지만, 왠지 밤에 불을 끄고 자리에 누우면 무언가 불길한 느낌과 함께 마치 공포 영화를 본 후 잠자리에 든 것처럼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밤이 자리에 누울 때는 반드시 환하게 불을 켜고 자리에 누웠고, 잠도 2~3시간 이상 깊은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렸습니다.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그 사이 그 친구는 계속 그 자취방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고 그 후로 이상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반대로 저는 4월 초(3월 말)부터 시작된 밤의 전쟁은 고통이었고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 달 가까이 지속되면서 몸은 매우 피곤하고 특별히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기에 일상이 되다시피 될 무렵, 늦은 새벽 잠자리에 누우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피곤함에 불을 끄고 편히 잠들려고 노력하였습니다.

한참 잠이 들었을 쯤 꿈 속에서 누군가 저의 아랫배를 압박하는 느낌을 심하게 받으며 고통을 느꼈습니다. 저의 배는 누군가의 발에 의해 쑥쑥 꺼지는 느낌이 심했고 매우 피곤한 눈으로 눈을 떴을 때 바로 보이는 천장에서 어느 남자가 서서히 저에게 내려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원래 귀신을 믿지 않아서 일지는 모르지만, 공포물을 무서워하면서도 그 때에는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얼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렇게 그 날 밤이 지나고 한 달 동안 고생시킨 불면증은 사라지고 밤의 공포도 사라졌습니다.

이야기가 맨 마지막 부분이 다소 허무하게 끝났지만 이런 귀신 체험을 하면서 느낀 것은 귀신이든 그 어떤 공포의 대상은 결국은 자신의 마음 속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원인으로 불면증에 시달렸는지는 모르지만, 그로 인해 저는 그 친구의 귀신이 진짜 제가 데리고 내 방으로 오지 않았을까 하는 물음에서 시작된 것 같습니다.

믿음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자신이 종교를 믿지 않더라도 마음 속으로 어떤 일이 간절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면 그것이 신에 대한 의지이며 소원입니다.

그것을 외형적으로 너가 바라며 애원하는 대상이 예수요 또는 부처님이라고 강요하는 것은 올바른 종교관은 아니라고 봅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원초적인 공포가 귀신이라면 그런 공포를 이겨낼 수 있는 것 역시 정신의 세계에서 비롯된 올바른 사상과 이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벌새가 겪었던 작은 귀신 체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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